사명감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
최근 필수의료라는 말이 많이 들리고 있다. 하지만 필수의료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 어떤 진료과의 어떤 치료까지를 필수의료로 볼 것인지도 불명확하다. 다만 필수의료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것과 밀접한 필수적인 의료라고 볼 수 있겠다. 특히 위중한 상황에서 공적으로 반드시 보장돼야 할 의료서비스를 우리는 필수의료라고 부르고 있다. 최근 서울아산병원에 근무하던 간호사가 뇌출혈로 인해 쓰러졌는데도, 수술할 의사가 없어 전원 중에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물론 필요한 수술이 고난이도의 수술이긴 했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병원에서도 수술할 수 있는 의사가 단 2명밖에 없었고, 그 2명의 공백으로 인해 환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은 국민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정부도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 필수의료의 대표적인 진료과 의사들을 순차적으로 만나 의견을 듣고 지난 25일에는 필수의료 확충 추진단을 발족하기도 했다. 필수의료 문제의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는 당장 최근의 문제라고는 보기 어렵다. 한때(30여 년 전) ‘내외산소’라고 하는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의 지원율이 상위권에 속한 적도 있었지만, 출산율 감소와 과도한 업무량 등으로 계속해서 지원율